2년 전 청약에 당첨된 이후 올해 드디어 아파트를 소유하게 됐다.
처음 청약할 때는 현재 직장 때문에 한 거였는데, 2년이 흐르니 생각이 바뀌게 되었다.
그렇게되니 아파트가 은근 계륵이 되었다.
이직을 하려고 해도 아파트 있는 지역으로만 찾게 되고, 그만두자니 원리금이 적지 않다.
모은 돈이 그래도 나름 되는 편이라 버틸 수는 있지만, 어쨌건 부담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하는 사이 몇 달이 지나버렸다.
뭐, 그 사이에 나름 첫 집이니 아쉬운 마음에 휴가 때 지내기도 하고, 주말에 한 번씩 올라가서 하룻밤을 보내기도 했다.
그런데 거리가 워낙 머니 오가는 것도 부담되고, 집 관리도 어려웠다.
그리고 하자 처리도 쉽지 않았다. 하자처리 한 건 때문에 올라가기도 하고, 일정이 제대로 접수되지 않아 꼬이기도 했다.
그렇다고 임대를 내놓자니 섭섭한 마음도 있고, 월세나 전세가 낮게 형성되어서 아쉬움이 컸다.
그러던 차에 입주민 카페에서 임대인을 구한다는 글을 봤다.
내용을 보니 현재 시세보다 월세가 높아서 고민하다가 연락처를 받고 부동산에 연락했다.
법인 기숙사를 구하는건데, 이런저런 옵션을 원해서 시세보다 높게 월세를 준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빨리 구하는 것이라 11월 안에 들어와야 한다고 했다.
듣고나서 처음엔 좀 고민됐다.
일반적인 아파트면 그냥 임차인이 알아서 구할텐데, 각종 옵션을 요구한다니 해보지 않은 것이라 어떻게 해야하나 싶기도 하고 상당히 귀찮기도 했다.
그리고 이번 달 안에, 그것도 몇 주 남지 않아서 기간도 빠듯했다.
하지만 궁하면 통하리라.
일단 인터넷에서 중고로 가전제품을 찾아보니 인터넷으로도 구매 및 배송, 설치를 해주는 곳도 있었고, 아파트 주변에도 찾아보니 조금 멀지만 몇 군데가 있었다.
그리고 인터넷 설치도 여기저기 좀 찾아서 통화도 해보니 괜찮은 조건을 찾았다.
그래서 하루 연차를 내고, 주말과 연차를 활용해서 아파트에 갔다.
부동산에도 방문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고, 월세 계약서를 작성했다.
원래 부동산을 방문한 건 임차인이 어떤 회사인지 들으려고 온 거였는데, 일단 내가 들어본 그룹의 기업이기도 하고(대기업 그룹은 아니고 중견그룹이지만) 내부적으로 결재를 받고 계약까지 진행하려면 바로 계약서를 작성해야한다고 해서 그 날 계약서를 작성했다.
사실 계약서를 작성하고 들고 왔어도 딱히 기분이 나지 않았다.
실제로 월세를 받지 않아서일까?
그래도 이제 한동안, 어쩌면 평생 아파트를 사용하지 못한다니 내심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이미 계약한 것.
주말에 아파트에 지내면서 혼자 시간을 보내고, 월요일 연차 때 주변 중고 가게를 찾아갔다.
조금 더 돌아보는게 맞긴 한데, 다시 내려가야하니 시간이 많지 않아서 그냥 한 곳에서 냉장고와 세탁기를 구매했다.
다행히 당일 배송 및 설치까지 끝내줬다. 하지만 나는 이미 떠난 사람이었기에 그냥 사진으로만 확인할 수 밖에 없었다.
이제 남은건 인터넷과 가스비. 이건 부동산에서 대응해준다고 했다.
이제 남은 마무리를 짓고 최종 잔금만 받으면 진짜로 월세를 받을 수 있다.
첫 집인데 내가 직접 살지 못하고 세를 주려니 아쉬운 마음이 크다.
하지만 이런 마인드를 이겨내야 진정한 자본가가 될 수 있으리라.
그리고 어차피 다른 선택을 고민하고 있던 차에 원리금이 계속 나가는건 너무 큰 리스크였다.
이 덕분에 리스크도 없앨 수 있으니 좋은 쪽으로 생각해야겠다.
이 집이 참 나에게 고마운 존재다.
한창 아파트가 폭등할 때 저렴하게 청약에 당첨됐고, 무주택자 유지 덕분에 추가로 욕심을 부리지 못해 큰 손실도 피했다.
그리고 월세와 시세차익까지 기대할 수 있는 그런 아파트.
나의 첫 부동산 투자인데 상당히 성공적이라고 생각된다.
이제 앞으로 어떻게 투자를 해야할지는 또 다른 문제이지만, 어쨌건 참으로 고마운 존재이다.
잘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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