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현재 모든 주식 투자를 ETF로만 하고 있다.
처음 주식투자를 시작할 때 ETF로 입문한 것도 있지만, 그래도 초반에는 개별주도 투자를 했었다.
하지만 모두 정리하고 ETF만 하는 이유가 있다.
1. 개별 회사에 대한 믿음 부족
2. 산업군 및 회사에 대한 대응 어려움
3. 종목 선정의 어려움
4. 자산배분
5. 안정적인 투자 지향
이러한 이유로 개별주는 모두 정리하고 ETF로만 투자를 하고 있다.
그리고 여러 매체를 접하면서 ETF만으로도 다양한 전략이 있어서 여러 방법을 공부하고 투자에 접목시키고 있다.
그런데 최근 미국투자를 어떻게 할 지 방향을 다시 고민하고 있다.
주식으로 돈을 벌 수 있는 것은 매매차익과 배당 두 가지인데, 매매차익은 시장이 올라야 수익을 볼 수 있다.
따라서 시장 상황에 따라 수익이 결정되므로,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라고 본다.
물론 장기적으로 보면 자본주의 세상인 이상 무조건 오르긴 할테지만, 운없으면 오랫동안 횡보장을 겪어야할 수도 있다.
내가 가장 신경쓰는 그래프가 이것이다.
엄청난 상승을 보여주는 나스닥이지만, 위 그래프를 보면 2000년대 초반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 거의 10년동안 횡보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줬다.
심지어 1990년대 후반에 들어갔다면 2010년 중반에 되어서야 겨우 원상복구가 되었으니, 약 20년 가까이 손실이었던 것이다.
이런 모습 때문에 나는 마켓타이밍에 긍정적인 생각을 갖게 되어 해당 전략으로 투자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무래도 후행적으로 투자를 하다보니 작년과 올해같은 시장에선 수익을 얻기 어려웠다.
특히 급격하게 변하는 장세에 대응이 늦다보니 월초에는 수익이있다가 월말에 급격히 빠지면서 손실을 보고 팔고, 그 이후 다시 상승하는 경험을 하게되니 다시 투자 전략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마켓타이밍 전략을 유지할 것인가, 정적+동적 자산배분을 섞을 것인가, 아니면 배당 전략으로 다시 회귀할 것인가.
ETF를 활용해서 어떻게 투자할지 고민하다가 개별주 투자에까지 생각이 미쳤다.
'ETF말고 개별주를 해볼까? 그러면 어떻게 해야하지? 이것저것 따질게 많던데...'
그렇게 고민하던 중 문득 하나의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내가 직접 회사를 따지지말고 ETF에서 중복되는 회사들을 찾아보자
만약 10개의 ETF를 찾아서 중복되는 회사가 5개가 있다면, 그 회사들은 해당 ETF를 만드는 운용사에서 만든 기준에 적합한 것이므로 잘 선별된 것이라는 생각이다.
어설픈 내가 이것저것 배우면서 고르는 것보다 훨씬 전문적이고 신뢰가 가지 않을까?
이 생각이 들자 나는 ETF를 골라서 포트폴리오를 짜보기로 했다.
<ETF 선정>
내 생각에 이 아이디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ETF를 고를 것인지이다.
미국에 ETF는 수 천개가 있고, 그 ETF 중 또 배당ETF도 여러 개가 있고, 그 배당ETF에서도 단순 고배당인지, 배당성장도 고려하는지 알고리즘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어떤 ETF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고를 수 있는 회사도 다를 것이다.
일단 ETF를 두 가지 분류로 선택했다.
하나는 고배당ETF, 하나는 배당성장ETF.
두 분류에 겹치는 ETF도 있긴 하지만 어차피 ETF를 고르는 것이 아니니 큰 상관은 없다.
ETF들은 ETF.com 사이트를 참고해서 선정했다.
1. 고배당ETF
ETF.com 사이트에서 High Dividend Yield탭을 선택하면 고배당ETF가 나오는데, 그 중 미국에 투자하는 상위 10개의 ETF를 선택한다.
그리고 각 ETF별로 구성종목을 살펴보고 그 중 상위 20개의 회사를 선택한다.
그렇게 필터링을 거치면 다음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엑셀로 정리하니 이렇게 정렬된다. 회사명이 길어서 줄이니 많이 짤리긴 했지만 중요한 것은 아니니깐...
이렇게 정리한 뒤 중복되는 회사의 갯수를 정리하고, 5개 이상의 ETF에 중복되는 회사를 선정한다.
5개 이상인 이유는 10개 ETF의 평균적인 값으로 하면 어떨까 싶어서이다. 4개 이상이든 6개 이상이든 특별한 기준은 없다.
그렇게 선정된 회사는 다음 5개가 된다.
고배당 |
Verizon Communications Inc. |
AbbVie, Inc. |
Chevron Corporation |
Altria Group, Inc. |
International Business Machines Corporation |
2. 배당성장ETF
이번에는 ETF.com 사이트에서 Dividend Yield탭을 선택한다. 그러면 앞서 선택했던 고배당ETF를 포함해 여러 배당ETF가 나오는데, 여기서 미국 전체 또는 대형주에만 투자하는 ETF를 찾아본다.
그리고 내용을 읽어서 오랜 기간동안 배당을 늘려온 기업 또는 향후 배당성장이 기대되는 기업을 포함하는지 확인한다.
그렇게 고른 10개의 ETF를 바탕으로 위와 마찬가지 필터링을 거친다.
마찬가지로 5개 이상의 ETF에 포함되어 있는 회사를 선택한다.
그러면 최종 다음의 회사가 필터링된다.
배당성장 |
Broadcom Inc. |
Coca-Cola Company |
PepsiCo, Inc. |
Home Depot, Inc. |
Merck & Co., Inc. |
Cisco Systems, Inc. |
Microsoft Corporation |
Johnson & Johnson |
3. 투자 항목 정리
모든 작업을 마치면 총 13개의 기업이 선택된다.
회사명 |
ABBVIE INC. (XNYS:ABBV) |
Altria Group, Inc. (XNYS:MO) |
Broadcom Inc. (XNAS:AVGO) |
CHEVRON CORPORATION (XNYS:CVX) |
CISCO SYSTEMS, INC. (XNAS:CSCO) |
INTERNATIONAL BUSINESS MACHINES CORPORATION (XNYS:IBM) |
JOHNSON & JOHNSON (XNYS:JNJ) |
MERCK & CO., INC. (XNYS:MRK) |
MICROSOFT CORPORATION (XNAS:MSFT) |
PEPSICO, INC. (XNAS:PEP) |
THE COCA-COLA COMPANY (XNYS:KO) |
THE HOME DEPOT, INC. (XNYS:HD) |
VERIZON COMMUNICATIONS INC. (XNYS:VZ) |
그래도 모든 회사들이 미국주식에 관심이 있다면 한 번 쯤은 들어봤을법한 회사들이다.
필터링을 거치면서 아쉽게 탈락(?)한 기업들이 몇 개 있는데(애플, 맥도날드, 3M 등) 일단 기준에 따라 정리된 회사들이니 이 해당 전략을 선택했다고 가정해보자.
<백테스트>
이제 선택된 회사들을 바탕으로 Portfolio Visualizer에서 백테스트를 진행해본다.
백테스트는 총 13개의 종목을 모두 동일한 비율로 담는다.
13개의 종목으로 나누기에 소수점이 남는데 해당 소수점은 100%를 맞추기 위해 현금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백테스트 기간은 ABBV가 상장된 2013년 1월부터 진행됐다.
비교를 위해 SCHD 및 SPY도 동일 기간에 대해 같이 백테스트를 했다.
결과는 예상보다 훨씬 좋게 나왔다.
2013년부터 2023년까지 단 한 해도 손실이 없었고, 최대 낙폭도 다른 ETF와 비교했을 때 더 적었다.
그리고 심지어 배당은 SCHD보다 더 높게, 주가 성장은 SPY보다 더 높게 나왔다.
(참고로 이 포트폴리오는 QQQ+SCHD의 조합보다 연평균 수익률은 낮았다. 역시 내가 좋아하는 ETF 구성...)
내용을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포트폴리오 | SCHD | SPY | |
연평균 수익률 | 15.40% | 12.33% | 13.29% |
최대 낙폭 | -16.17% | -21.54% | -23.93% |
평균 배당률 | 3.56% | 3.17% | 1.91% |
평균 배당성장률 | 15% | 14% | 8% |
단순 배당뿐만 아니라 배당 성장도 더 높게 나온 걸 보니 참으로 놀랍다는 생각이 든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2008년 백테스트가 불가능하단 것인데, 그래도 코로나 때도 좋은 성과를 보였으니 비슷하지 않을까.
그리고 이렇게 포트폴리오를 짜면 매달 배당이 들어오게 된다.
각 기업별 배당 주기를 정리했다.
3,6,9,12월이 압도적으로 많기는 하지만, 그래도 나름 매월 배당이 들어오게 되는 구조이다.
이렇게 되면 진정한 배당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한계점>
일단 과거 성과는 좋아보이지만, 역시 과거 데이터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동일할지는 의문이다.
그리고 기업을 세밀하게 분석한 것이 아니라, 단순히 ETF에 편입된 내용으로만 기업을 선정했기에 어떤 이슈가 발생한다면 대응하기가 어려울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포트폴리오를 보면 산업군이 겹치는 종목이 몇 가지 있다.
대표적인 것이 펩시와 코카콜라인데, 둘은 사실상 동일한 산업군에서 경쟁을 하고 있기 때문에 굳이 중복으로 투자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필터링을 거치다보니 이렇게 같은 산업군에 중복으로 투자하는 회사가 나타나기도 한다.
이럴 경우 자체적인 판단으로 빼던지 그냥 넣던지 알아서 하면 될 것 같다.
주가 역시 단점으로 생각된다.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 위해 회사별로 1주씩 사려면 총 약 2,700달러가 필요한데, 현재 환율로 대략 350만원 정도이다.
주가가 높은게 왜 단점이냐 싶을 수 있지만, 주식의 보유수를 늘리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으로써 높은 가격은 보유수를 빠르게 늘리기 힘드므로 단점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브로드컴의 경우 현재 930달러의 주가인데, 1주당 130만원이면 자본금이 적은 투자자에겐 부담스러운 금액임은 맞다.
추적하는 ETF가 10개 이상이기에 해당 ETF들이 리밸런싱을 통해서 상위 종목이 변경될 경우, 종목 선정을 다시해야한다는 단점도 있을 것이다. 주기가 짧진 않겠지만 어쨌든 귀찮은 작업을 해야하는 것은 사실이니깐.
그리고 13개인 애매한 숫자(?)도 나름 단점이라고 할 수 있을...까?
<결론>
문득 든 아이디어를 검증해보려고 여러 작업을 거쳐 확인해봤는데, 생각보다 결과가 좋게 나와서 놀랍다.
처음에는 단순히 배당을 SCHD보다 더 높게 받고 싶어서 개별주 투자를 생각해봤는데, 결과를 보니 흥미롭다.
사실 생각보다 배당률이나 배당성장은 만족스럽진 않다. 배당률도 4%대를 희망했는데 그렇지 않았고, 배당성장은 포트폴리오와 SCHD가 거의 동일하다.
하지만 매월 배당이 들어오고, 주가 상승도 더 높으므로 훌륭하다고 생각된다.
여기에 다른 주식을 조금 더 추가하면 더욱 좋은 포트폴리오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이 작업을 거치면서 ETF를 활용해 개별주를 선택하는 것도 생각보다 괜찮은 방법이라는 판단이 들었다.
이번에는 배당을 바탕으로 ETF를 골랐는데, 다음에는 성장을 바탕으로 ETF를 선택해서 결과를 봐야겠다.
그리고 응용으로 배당에 리츠를 추가하거나, 다른 국가에 투자하는 ETF도 이런 식으로 투자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해당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나 투자 추천은 아니며, 투자에 대한 모든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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