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주식투자를 시작할 때 여러 유튜브를 봤고, 그 중 많은 사람이 말하는 초보에게 적합한 투자는 배당주 투자와 지수ETF에 적립식 투자였다.
둘 다 나에게 맞는 투자법이였기에 활용했고, 특히 미국의 경우 ETF가 매우 잘 발달되어 있어 개별주가 아닌 ETF로 투자하기 좋은 환경이었다.
특히 꾸준히 시장지수 ETF에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정말 많은 영상과 책에서 추천하는 방법이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1. 주식시장은 등락이 있지만 장기적으로 우상향한다.
2. 가격이 떨어지면 낮은 금액에서 더 많이 살 수 있어 오히려 좋다.
3. 시장을 이기는 펀드는 극소수이므로, 시장을 추종하는 방식이 일반인에게는 적합하다.
나는 이런 말들이 맞다고 본다. 침체가 있어도 주식은 우상향 해왔고, 주가가 떨어지면 추가 매수를 해서 평단가를 낮출 수 있다. 그리고 천재적인 펀드매니저들도 시장을 이길 수 없으니 일반인은 시장 지수를 따라 사는게 맞다.
하지만 이런 방법에 곧 한계를 느꼈다. 3번은 딱히 반박할 말이 없는 말이지만, 1번과 2번 의견에 대해서는 좀 더 공부를 하고 생각해 본 결과 맞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1. 주식시장은 등락이 있지만 장기적으로 우상향한다.
주식시장은 장기적으로 우상향하는 것은 맞다. 주식시장을 나타낼 때 흔히 사용하는 S&P500지수를 보면 알 수 있다.
1950년부터 2016년까지 등락은 있지만 S&P500은 계속해서 올라왔고, 현재 가장 최고점은 4700으로 2016년 이전의 최고점에 비해 2배이상 상승했다.
현재(2022년)은 4000이 깨졌지만 그래도 과거에 비해 많이 오른 것은 사실이다.
대표적인 성장주 지수를 나타내는 나스닥100 역시 엄청나게 많이 오른 것을 알 수 있다.
즉, 장기적으로 보면 주식시장은 우상향하는 것이 맞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할 구간이 있다.
해당 그래프는 1995년부터 2015년까지의 나스닥100 그래프이다. 한창 IT버블이 꼈던 시기라 주가가 엄청나게 올랐고, 이후 버블이 꺼지면서 주가가 1/4토막 이상 났다. 그리고 직전 고점을 회복하는데까지 거의 15년 가까이 걸렸다.
나스닥만 그런 것이 아니다. 코스닥도 마찬가지이다.
작년에 청약이 당첨되어 돈이 필요하게 되었는데, 많은 자금이 주식에 있다보니 아무래도 팔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만약 위와 같은 상황이 발생한다면 어떻게 될까? 상상만으로 아찔하다.(실제로 손해를 좀 본 상태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필수적인 돈을 제외한 남는 돈으로 투자하라'라고 하는데, 일반적인 사람한테 그런 돈이 있을까? 특히 사회초년생이라면?
그래서 내가 낼린 결론은 다음과 같다.
주식은 우상향하므로 장기적으로 보면 자산이 증가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주식에 들어있는 내 돈이 언제 필요할지는 모른다. 그리고 그 돈은 여유자금이 아닌 경우가 많다.
2. 가격이 떨어지면 더 낮은 금액으로 살 수 있어서 좋다.
주식은 장기적으로 우상향하지만 등락은 당연히 있다. 그러니 떨어지는 경우도 자주 나온다.
그렇게 주식 가격이 떨어지면 추가매수를 해서 자산의 크기를 더 늘릴 수 있다.
예를 들어 5000원짜리 주식을 살 때 10만원이면 20주를 살 수 있는데, 만약 4000원이 되었다면 25주를 살 수 있는 것이다.
그러면 평단가가 낮아지게 되고, 상승할 때 더 많은 수익을 얻게될 수 있다.
그래서 하락장이든 상승장이든 부담없이 투자를 이어갈 수 있다.
하지만 주식은 하락보다 상승이 더 힘들다는 것을 알게되었고, 저가매수가 무조건 정답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예를 들어 확인해보자.
적립식으로 매달 20만원씩 어떤 주식을 매수했고, 평단가 5000원에 총 2000주를 갖게 되었다고 생각하자.(총 1000만원)
그런데 어느 날 주가가 4000원이 되었다.
똑같이 20만원을 매수하게 되면, 총 50주를 매수하게 된다. 매수 가능한 주식이 10주 늘게 된다.
하지만 20%의 손실을 보게된다. 20%가 본전이 되려면 25%가 상승해야한다.
매달 20만원씩 1000만원을 모으려면 50개월, 약 4년이 필요하다. 4년간 열심히 모은 돈이 20%를 까먹게 되었고, 그걸 회복하려면 더 많이 상승해야하는 것이다.
당장 살 수 있는 주식수는 늘어나지만, 회복하려면 더 많은 상승이 필요한 것이다.
금액이 적으면 그래도 절대금액이 낮아 버틸 수 있겠지만, 10억이 들어가있는데 2억씩 줄어든다면 멘탈이 버틸지 모르겠다.
그리고 앞서 봤듯이 회복하는데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는 문제도 있다.
1999년부터 2010년까지 QQQ에 처음에 10000달러를 투자하고, 매달 1000달러씩 적립식으로 투자했다고 가정한 백테스트 결과이다.
초반에 잠깐 오르다가 2005년까지는 최초 투자금액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5년동안 계속 마이너스인 것이다. 그 이후 좀 회복되나 싶었는데, 2008년에 다시 10000달러가 된다. 10년동안 투자, 그것도 매달 돈을 집어넣었는데 처음 넣은 금액이 되었다? 과연 버틸 수 있을까?
매달 1000달러면 약 120만원, 1년을 넣으면 약 1500만원. 10년이면 1억5천만원이다. 10년간 1억5천만원을 투자했는데 평가금액이 1500만원이라면... 웬만한 사람이 아니라면 버틸 수 없을 것 같다.
적은 금액으로 주식을 많이 살 수 있는 것은 분명 좋은 점이다. 하지만 언제 돈이 필요할 지 모르는 상태에서 하락하는 주식에 계속해서 투자할 수 있을까?
무지성 적립식 투자가 편한 방법이긴 하다. 주식은 장기적으로 오른다는 생각으로 그저 정해진 날짜에 정해진 금액만큼 계속 하면 되니 말이다.
하지만 당장 내일 갑자기 돈이 필요하게 될지 어떻게 알겠는가? 그렇다고 적은 돈으로 하면 자산이 오르는 속도에 한계를 느끼게 될 것이다.
적립식을 그만두게 된 이유도 청약에 당첨된 것이 계기가 되었다. 자산의 대부분(50% 이상)을 현금으로 갖고 있고, 20~30% 내외의 금액을 주식에 투자하고 있지만, 갑작스레 모든 자산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주식을 팔아야하는데, 아직은 여유가 있으니 놔두고 있었다.
그런데 장이 빠지기 시작해서 손실을 보게 되었고, 고민을 계속해서 할 수 밖에 없었다.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주식에 적립식 투자도 멈추게 되니 평단가를 낮출 수도 없게 되었고, 그렇게 더욱 수익은 악화되는 악순환에 빠진 것이다.
그래서 무작정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방법을 멈추고, 대신 예전에 알게된 동적자산배분으로 투자하기로 했다.
상승장을 바라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하락장을 방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청약 사례처럼 갑작스레 돈이 필요하게 될 경우에도 대응이 가능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대신 연금계좌에서는 계속할 예정이다. 연금은 정말 장기간 보유해야할 것이고, 그렇기에 적립식이 알맞다고 보기 때문이다.
단, 이것도 무지성으로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자산배분을 할 생각이다.
'미국 투자 > 기타' 카테고리의 다른 글
QQQ+SCHD를 활용한 전략_유튜브 영상 (1) | 2023.12.22 |
---|---|
백테스트에 유용한 사이트 소개 (0) | 2023.08.18 |
투자 진행 방향에 대한 고민 #2 (0) | 2023.03.11 |
[동적자산배분 전략] 대체 ETF를 찾아보자 #1. VNQ (0) | 2023.02.17 |
투자 진행 방향에 대한 고민 #1 (2) | 2023.02.16 |